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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성격은 타고난 기질이라 바꾸기 어렵지만, 성품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구분은 우리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특히 MBTI를 성격 검사로 오해하는 현상,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 그리고 나이 들수록 개방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성숙한 인간관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MBTI는 성격이 아닌 사회적 얼굴을 보여줍니다
심리학계에서는 성격을 측정하는 빅파이브(Big Five) 또는 5 요인 모델을 주로 사용합니다. 외향성, 개방성, 신경증, 우호성, 성실성이 그것이며, 최근에는 정직-겸손을 더한 헥사코(HEXACO) 검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런 성격 차원은 태아 시절의 호르몬 영향으로 손가락 길이 비율에도 반영되고, fMRI 뇌 촬영으로도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생물학적 기반이 강합니다. 반면 MBTI는 성격 검사가 아니라 지난 2~3년간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도구입니다. 실제로 김경일 교수는 30년간 40번 가까이 검사를 받으며 16가지 유형 중 13가지가 나왔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MBTI가 상황과 역할에 따라 변하는 '사회적 얼굴'을 측정한다는 증거입니다.
MBTI를 만든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 모녀는 애초에 이를 다양한 인간 유형을 이해하고 협력하기 위한 교육 도구로 개발했습니다. "나는 ISTJ니까 ENFP와는 안 맞아"라며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저 사람은 내가 못하는 역할을 잘하네, 함께하면 시너지가 나겠다"라고 생각하라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MBTI가 과열되어 채용 과정에서 특정 유형을 배제하거나, 연애 상대를 고를 때 '궁합'처럼 사용되는 오남용이 심각합니다. 사용자가 지적했듯이 이는 과학적 근거 없는 낙인 효과를 만들며, MBTI로 사람을 뽑는 회사는 인재를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조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성격의 본질을 알고 싶다면 핵사코 같은 검증된 도구를 사용하되, MBTI는 가볍게 대화의 소재로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성격 차원마다 자기 평가와 타인 평가의 정확도가 다르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성실성은 타인이 더 정확히 판단하고, 신경증(예민함)은 본인이 더 잘 압니다. 김경일 교수는 자신의 성실성이 낮게 나온다고 솔직히 밝히면서도, 성실성은 '재미없는 일을 꾸준히 하는 능력'이지 '자기에게 맞는 일에 몰입하는 능력'과는 별개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많은 대가들이 성실성 점수는 낮지만 자기 분야에서는 극한의 집중력을 보입니다. 이는 성격에 좋고 나쁨이 없으며, 각자의 기질에 맞는 강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다만 사용자가 우려한 것처럼, 이를 기본 약속을 지키지 않는 면죄부로 삼아서는 안 되며, 최소한의 책임감은 성품의 영역에서 훈련되어야 합니다.
수면은 성격의 장점을 드러내는 핵심 조건입니다
같은 성격이라도 컨디션에 따라 장점이 드러나기도 하고 단점이 부각되기도 합니다. 그 컨디션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수면입니다. 과거 한국 사회에서는 "인생의 1분을 잠으로 허비하지 마라", "잠은 죽어서 자라"는 식의 수면 경시 문화가 만연했지만, 현대 수면 연구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립니다. 수면 중에는 신체와 뇌의 대대적인 정비가 이루어지고, 깨어있을 때와는 다른 방향의 신경 연결이 만들어져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잘 자는 사람이 사업도, 공부도, 발명도, 대인관계도 모두 잘하는 이유입니다. 김경일 교수는 오늘부터 자신의 말과 행동에 점수를 매기고, 전날 수면 시간을 함께 기록해 보라고 제안합니다. 6개월만 실천하면 '11시에 자서 8시간 잔 날'의 나와 '새벽 2시에 자서 4시간 잔 날'의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명확히 알게 됩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컨디션이 좋을 때 사람들을 두루 만나며 조율 능력을 발휘하지만, 컨디션이 나쁘면 산만하고 들떠 보입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컨디션이 좋을 때 집중력으로 타인을 세심하게 배려하지만, 피곤하면 자기 세계에 갇혀 주변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사용자는 이 지점에서 수면·운동·관계 거리를 '성품 관리 루틴'으로 기록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이는 매우 실천적인 접근입니다. 성격이라는 하드웨어는 바꿀 수 없지만, 컨디션이라는 운영체제를 최적화하면 같은 하드웨어로도 전혀 다른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이 OECD 최하위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면 개선만으로도 개인과 사회의 성품 수준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단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장점을 강화하는 것이 가성비가 좋다는 조언에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김경일 교수는 단점은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협력해 보완하라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혼자 일해야 하거나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단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민함(신경증)이 높아 대인관계에서 자주 갈등을 빚는다면, 장점 강화만으로는 부족하고 최소한의 감정 조절 전략이 필요합니다. 사용자가 지적했듯이 '최소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면 자기 단점을 방치하는 핑계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결국 성품이란 내 성격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되, 단점이 타인에게 지속적 피해를 주지 않도록 최소한의 자기 조절을 더하는 과정입니다. 수면과 컨디션 관리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개방성을 높여야 나이 들수록 성품이 좋아집니다
20세기 초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40세 미만이었지만, 이제는 그 두 배, 세 배를 살아야 합니다. 과거에는 같은 사람들끼리 평생 살다가 일찍 사망했기에 새로운 학습이나 변화가 필요 없었지만, 현대인은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며,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이때 결정적 차이를 만드는 것이 개방성입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나이 들수록 성품이 좋아지는 사람과 까탈스러워지는 사람의 차이는 외향성도, 성실성도 아닌 개방성의 유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개방성이란 내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 심지어 내가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포용하는 성향입니다. 이 특성은 다른 성격 요인에 비해 후천적 변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의식적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개방성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늘 같은 사람만 만나지 말고, 느슨하고 다양한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김경일 교수는 북글씨를 배우면서 새로운 인맥을 만났고, 다른 이들은 요가나 분재를 배우며 다양한 세계를 접합니다. 가깝고 깊은 관계는 안정감을 주지만, 비슷한 생각만 강화시켜 개방성을 떨어뜨립니다. 반면 느슨한 관계는 내가 예상 못 한 관점과 정보를 제공하며, 내 생각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일깨웁니다. 사용자는 "나이 들수록 세계가 좁아지는 내 습관을 건드렸다"며 이 대목에 공감했는데, 실제로 은퇴 후 사회적 접촉이 급격히 줄면서 고립되고 편견이 강화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새로운 학습과 만남은 단순한 취미 생활이 아니라, 성품을 성숙시키고 정신 건강을 지키는 필수 전략입니다.
다만 개방성 강조가 모든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한 관점을 접하되, 그중 타당한 것을 분별하는 지혜가 함께 필요합니다. 김경일 교수가 말한 '좋은 사람'은 친절한 사람이 아니라, 나와 상대의 거리,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 적절한 말과 행동을 선택하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이는 성격보다 경험과 학습을 통해 축적되는 능력이며, 정직-겸손이 더해질 때 완성됩니다. 사용자가 지적했듯이 손가락 비율이나 fMRI 같은 생물학적 지표는 성격의 '경향'을 보여줄 뿐, 성품의 완성도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결국 성품은 타고난 성격을 인정하되, 그 위에 수면·학습·관계라는 후천적 노력을 쌓아 올린 결과입니다. 오늘부터 내 장점 한 가지를 기록하고, 새로운 배움 하나를 시작하는 작은 실천이 10년 후 완전히 다른 나를 만들 것입니다.
성격은 바꿀 수 없지만 성품은 바뀔 수 있다는 구분은, 인간 변화에 대한 냉소와 환상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합니다. MBTI를 성격으로 오해하지 말고, 수면으로 컨디션을 지키며, 새로운 학습으로 개방성을 높이는 것이 성숙의 길입니다. 사용자의 비평처럼 단점 최소 기준과 과학적 근거의 명확화가 보완된다면, 이 통찰은 더욱 실용적인 삶의 지침이 될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나의 두 번째 교과서 - 김경일 교수 심리학 강연
https://www.youtube.com/watch?v=C0dr2yY1uNQ
